06화 - W.겨울안개 마음만으로도 죄를 짓는 기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어나 여태껏 살아오면서 왕위를 이은 형님을 보필하는 것이 천직이라 여겼건만. 어느샌가 골칫덩이가 되질 않나, 이제 와선 형님의 사람이 되어야 마땅할 이를 마음에 품게 되었다. 이 마음을 멈춰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육신의 변화는 놀라웠고, 해방감은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신체가 평...
2화 - W.겨울안개 적요하지만 부산스러운 방안에서 이따금 옷깃 스치는 소리와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세자와 함께 들이닥친 궁인들은 화려하고 극진한 한 상을 차렸다. 세자가 하필 낮에 들이닥친 탓에 낮것상이 함께 올라온 것이었다. 늘 먹는 깔끔하고 정갈한 밥상이 휘황찬란해졌다. 세자는 괜히 세자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읏…!” 민석은 젓가락질을 멈추...
W.요랑&겨울안개 그 날은 여러모로 이상했다. 꿈부터 이상했다. 나는 누군가의 품에 소중하게 안겨있었다. 나는 나를 안고 있는 이의 품에 겨우 차는 작은 아이였고 그런 나를 품에 안아 들고서 한참을 쉬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꼭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말이다. 달리는 이의 품에 깊게 기대어 달리느라 가빠진 숨소리와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을 들으며 ...
본편 - W.겨울안개 아무도 모르게 이사를(이사라기엔 도주에 가까웠지만.) 끝마치고 나서 한동안은 아무것도 생각 할 수 없었다.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며. 예전 학교의 교복을 입고 처음 학교에 갔던 날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스위치를 꺼버린 전등처럼. 나는 캄캄하게 주저앉아 있었다. 봄이 되고, 슬슬 더운 바람이 불어 올 때 까지도. 침몰(沈沒)하는- 외할...
W. 겨울안개 벌써 늦은 오후가 되어간다. 한참을 울던 아이가 진이 빠졌는지 눈을 꿈뻑거린다. 일단 눈이나 좀 붙이라 말하니, 아이는 너른 소파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불편한 쪽잠을 청한다. 찬열은 마른 수건을 몇 장 가져와 아이의 젖은 옷 위를 덮어주었다. 아이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창을 닫고 내려가 간판도 꺼버렸다. “아저씨! 오늘은 안 해요?” “어?...
W.겨울안개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 하면서 재래시장은 말 그대로 옛날의 것이 된지 오래였다. 마우스 몇 번 달깍거리고, 휴대폰 몇 번 두드려서 필요한 물건을 사곤 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세월마저 비껴간 작은 시골에선 재래시장만이 사회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가 되었다. 늘 펼쳐진 가게의 노상에선 싸구려 라디오로 철지난 트로트가 흘러 나왔고, 봄이면 모종을 사러...
RPS 슈른. 겨울안개. 짜부. 결개. 슈슈밍. 뭐든 편하게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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